‘통찰’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여는 힘
◎ 왜 이 기사를 읽어야 하는가?
”왜 이렇게 느려?” 1853년 미국의 오티스사가 야심 차게 선보인 엘리베이터. 오티스사는 이용자의 열광적인 호응을 기대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너무 느려 걷는 것 보다 못하다는 불평불만이었다. 고민에 휩싸인 오티스. 당시의 기술로는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티스는 간단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어떻게 한 걸까? (편집자주)
“느린 엘리베이터에 이용자는 볼멘소리를 해대는데, 기술적으로 더 빠르게는 안되고 어떡하지?” 난관에 부딪힌 오티스를 구원한 것은 한 엘리베이터 여성관리인의 관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관리인이 소비자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엘리베이터의 속도에 불만을 가진다기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달리 할 일 없이 기다리는 것을 못 견뎌 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내놓은 해결책은 바로 거울! 사람들은 거울을 봄으로써 상대적으로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인식하지 못하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더불어 이용자들의 불만은 눈에 띄게 줄게 되었다. 절대적인 속도를 높이는 데 목을 메고 있었다면, 쉽게 해결되지 못할 문제였다. 하지만 문제의 숨은 본질을 꿰뚫어 새로운 시각으로 해결책을 도출한 것이다. 소비자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숨어있는 본질을 해결하는 것이 통찰의 힘! 지금부터 통찰력이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3단계 프로세스를 알아보자.
통찰 프로세스 3단계
1. 문제를 정의하라
2. 관찰을 통해서 문제의 숨은 본질 파악하라
3. 새로운 시선으로 문제의 해결책 찾아라
1. 문제를 정의하라
많은 사람들이 통찰을 떠올리면 해결책을 찾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당신이 건축가라고 생각하고 다음 문제 상황을 생각해보자. 두바이의 강가에는 전망 좋은 터가 있다. 전망이 좋은 방과 그렇지 않은 방의 가격차이는 매우 크다. 빌딩 주는 빌딩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능한 많은 방에서 좋은 전망을 볼 수 있게 하길 원하고 있다. 당신은 빌딩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
사실 이 문제 상황은 건축가 데이비드 피셔(David Fisher)의 고민이었다. 데이비드 피셔는 건물을 짖기 전 문제를 구체적으로 명확히 적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전망이 좋은 방을 원한다. 빌딩주 역시 빌딩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방에서 좋은 전망을 볼 수 있게 건축하길 원한다. 하지만 현재 빌딩의 구조로는 특정한 방에서만 좋은 전망을 볼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데이비드 피셔는 모든 방에서 좋은 전망을 볼 수 있게 건물을 회전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이것이 바로 두바이에 세워질 세계 최초의 회전 빌딩 다이나믹 타워의 탄생 배경이다. 다이나믹 타워는 80층 420미터의 높이로 태양전지와 풍력으로 360도 회전이 가능한 새로운 건축 물이다. 데이비드 피셔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함으로써 그 어느 누구도 생각해 내지 못했던 움직이는 빌딩을 생각해 냈다. 새로운 시선으로 문제의 숨은 본질을 꿰뚫어 해결하는 힘 이것이야 말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통찰의 기반이다. 통찰의 첫 단계는 해결책 모색이 아니라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문제에 집중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 ▲ IGM 제공
2. 관찰을 통해서 문제의 숨은 본질 파악하라
문제를 정의 했다면 통찰의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바로 새롭게 정의된 문제의 숨은 본질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일이다. 하지만 문제의 숨은 본질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의 숨은 니즈를 찾기 위해 설문조사나 인터뷰와 같은 방법을 써 왔다. 하지만 이렇게 드러나는 소비자의 니즈는 매우 한정되어 있다. 진정한 소비자의 니즈를 찾기 위해선 전통적 조사로 드러나는 니즈가 아닌 숨은 니즈를 찾아 해결해야만 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제럴드 젤트만 교수에 의하면 사람의 5%만 자신의 욕구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말로 얘기 할 수 있고 그 나머지 95%는 자신의 욕구가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는 인지하더라도 사회적 영향으로 진실되게 말하지 않는 것이다. 기업이 제대로 된 숨은 본질을 찾기 위해서 이 5%에 집중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문제의 숨은 본질을 파악할 수 있을까? 해답은 ‘관찰’에서 찾을 수 있다. 소비자 관찰을 통해 숨은 본질을 찾아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앞서 말한 LG전자이다. 그럼 과연 LG전자는 무엇을 어떻게 관찰했기에 이런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
▶ 관찰법 1.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하라
인구 11억 4000만 명으로 세계 총 인구의 17%를 차지하는 인도, 인도는 새로운 소비계층의 부상으로 새로운 큰 시장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가 인도 소비자를 장악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을 살펴보자. 우선 인도인들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LG전자에선 인도 현지인 집에 비디오를 설치한 후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 결과 LG전자 인사이트 팀은 인도 사람들은 매 끼니 야채를 먹는 다는 것을 파악 할 수 있었다. 이를 파악한 LG전자는 야채 칸을 하나 더 늘린 냉장고를 출시하게 되었다. LG전자 54억 원의 인도 이익 중 10%는 이렇게 인도인들에게 맞춰진 현지화 제품이다. 이런 현지화 제품은 LG전자 이익창출에 크게 공헌했다.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비디오를 설치해 놓고 관찰하는 비디오 트랙킹(Video Tracking) 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 소비계층을 지정해 그들을 따라다니며 관찰하는 셰도우 트랙킹(Shadow Tracking)의 방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다.
▶ 관찰법 2. 소비자의 신체 반응을 관찰하라
경기침체 속에서도 2륜차(오토바이, 스쿠터) 사업으로 흑자를 유지한 혼다(Honda)의 예를 들어보자. 혼다 오토바이는 신흥 국가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인도 등에서 40~70%나 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끊임 없는 혼다의 소비자 신체반응 관찰 결과이다. 많은 사람들은 오토바이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혼다는 만약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오토바이를 만든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혼다 오토바이를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혼다에서는 오토바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오토바이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실험을 감행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오토바이 사고는 자동차 운전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오토바이를 인식하지 못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문제를 정의하게 되었다. 이렇게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혼다에서는 뇌 영상을 촬영해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사람은 일반 사물에 비해 얼굴과 비슷한 모양을 가진 사물에 민감하게 반응 한다는 것을 찾아냈다. 이를 반영해 혼다에서는 화난 얼굴 모양의 오토바이를 디자인해 출시했다. 이 오토바이는 일반 오토바이보다 사람들이 인식하는 비율이 43%나 높아 사고의 위험이 일반 오토바이에 비해 적다고 한다. 이렇듯 뇌의 뇌파나 눈의 시선과 같은 사람들의 신체반응을 관찰 하는 것 또한 관찰의 한 부분이다.
▶ 관찰법 3. 직접 체험해 느낌을 관찰하라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트블루는 서비스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의 저가 항공사다. 제트블루의 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 닐먼은 기업 최고 CEO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석을 타는 CEO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직접 일반석을 탑승하며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CEO 이다. 그의 일반석 탑승 에피소드를 하나 들어보자. 그가 어느 때와 같이 일반석을 탑승하고 여행을 하던 중 그는 어린 아이가 오줌을 눠 축축히 젖어있는 좌석에 배치 받게 되었다. 그는 여행 내내 좌석이 마르지 않아 불편함과 찝찝함을 겪어야만 했다. 그 후 데이비드는 제트블루의 모든 좌석을 가죽시트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제트블루는 좌석 사이를 여유 있게 배치해 일반석의 답답함을 줄이고 여행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각 좌석마다 개인 모니터를 장착하였다. 이 모든 변화는 CEO인 데이비드 닐먼이 직접 일반석을 타며 소비자 입장이 되어 개선점을 찾아 해결한 결과이다. 이러다 보니 제트블루의 서비스는 미국 최고라 일컬어 손색이 없게 되었고 제트블루에는 항상 고객이 몰리게 되었다.
이렇게 고객의 행동, 신체반응 혹은 직접 체험해서 얻어지는 관찰의 결과는 쉽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관찰을 충분히 꾸준히 반복해야만 고객이 원하는 진정한 숨은 니즈를 제대로 파악 할 수 있는 것이다.
3. 새로운 시선으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라
앞에서는 문제를 정의하고 관찰을 통해 문제의 숨은 본질을 파악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문제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방법 세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 해결법 1. 결핍을 해결하라
얼마 전 인터넷에선 터키 서부 에디르네 지역에 있는 셀리미에 사원을 찾은 폴 포위츠 세계은행 총재의 양말 사진이 화두가 되었다.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세계은행 총재의 구멍 뚫린 양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그가 짐을 쌀 때 집에 구멍난 양말이 아닌 새 양말이 충분했더라면 그는 분명 구멍나지 않은 양말을 신었을 것이다. 만약 그에게 새 양말을 일정한 기간을 두고 배달해 주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에피소드인 것이다. 결과적으론 그에게 양말이 부족했던 것이다. 2007년 스위스에선 이런 소비자의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양말 배달 사이트인 ‘블랙삭스닷컴’이 탄생했다. 3, 6, 12개월 마다 양말을 배달해 주는 것이다. 이 기업은 2008년 누적 판매량이 100만 켤레를 돌파했으며 이후 속옷과 기본 티셔츠까지 사업을 확장한 상태이며 5만 명 이상이 정기 주문을 하고 있다. 이렇게 결핍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첫 번째 방법이다.
▶ 해결법 2. 고정관념을 깨라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음료수 뭐 드시고 싶으세요?”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혹시 “아무거나” 라고 대답하지 않는지 생각해보자.
싱가폴에선 실제로 이렇게 대답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탄산음료 애니씽(Anything)과 아이스티 왓에버(Whatever)가 있다. 이 음료의 맛은 6가지 정도가 있다고 하는데, 제품 디자인에는 전혀 맛에 대한 정보가 기록되어 있지 않다. 소비자의 입장에선 매우 무례한 음료수인 것이다. 하지만 이 불편한 점으로 이 음료수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소비자들은 이 음료수를 마실 때마다 어떤 맛이 나올까 기대하게 되어 매번 뽑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어 자꾸 구매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애니씽, 왓에버는 싱가폴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음료수는 기존 음료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싱가폴 방송국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다 만들어 진 것이라고 한다. 음료 사업에 대해 전혀 모르는 회사라 이런 제품 설명은 충분해야 된다는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시도가 가능했지 않았나 싶다.
▶ 해결법 3. 외부아이디어를 활용하라
기업은 아이디어를 기업 내부가 아닌 소비자, 전문가, 협력 업체와 같은 외부에서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외부에서 얻어진 아이디어는 더욱 획기적인 혁신을 기업에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인터넷이란 소비자와 기업의 매개체가 생기면서 기업의 제조 생산과정에 있어 소비자의 의견은 더욱 많이 반영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이 외부아이디어를 활용하려고 하자 기업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기업까지 탄생하게 되었다. 바로 스코트랜드와 프랑스 합작 벤처 회사인 크라우드스피리트 (CrowdSpirit)이다. 이 곳에서는 모든 소비자들이 발명가가 된다. 먼저 기업은 제품을 사이트에 올려 소비자에게 아이디어를 묻는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 기업은 올라온 아이디어 중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채택한다. 이후 기업은 채택된 아이디어에 맞는 보상을 하게 된다. 외부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방법은 소비자의 의견 외에도 협력업체와 같은 곳에서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마지막 방법이다. 기업은 소비자의 결핍을 해결하거나, 고정관념을 깨거나 외부아이디어를 활용하여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잠깐,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
지금까지 통찰의 3단계 과정에 대해 살펴봤다.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문제 정의, 관찰을 통한 숨은 본질 파악, 새로운 시선을 통한 해결책 모색의 3단계였다. 이런 통찰의 과정에서 얻어진 해결책에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시대의 공감을 얻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2006년 대우에서는 세계 최초로 세제가 필요 없이 빨래가 가능한 세탁기인 마이더스를 개발했다. 물에 전극을 가해 체지방과 단백질로 구성되는 때의 분자고리를 분리해 세제와 같은 세척력을 발휘하게 하는 세탁기였다. 이런 획기적인 세탁기에 대한 주부들의 반응은 과연 어떠했을까? 이 세탁기는 2006년 단종되고 말았다. 이유인즉 주부들은 거품이 많이 나야 세탁이 깨끗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혁신도 시대의 공감을 따라가지 못하면 실패하기 따름이다.
이렇듯 통찰의 3단계를 거처 시대의 공감까지 얻어 새로운 비즈니스의 시대를 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첫째 문제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적어 문제를 정의하고, 둘째, 소비자의 행동, 신체반응, 체험한 느낌을 관찰해 숨은 본직을 파악하고, 셋째, 새로운 시선으로 결핍을 해결하거나 고정관념을 깨거나 외부아이디어를 활용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당신은 기업을 혁신으로 이끄는 성공적인 통찰력 있는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나연 IGM 연구원 nylee@ig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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